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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지중지 길러 만든 - 천연효모빵 본문

제과제빵

애지중지 길러 만든 - 천연효모빵

선비마을 2010. 2. 20. 15:34
 
당근효소

여름엔 빵을 많이 구웠습니다.
천연효모를 직접 길러 빵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거든요.

집에서 인스턴트 이스트 없이 해먹을 수 있는 빵이라 봐야
고작 떠올릴 수 있는 게 막걸리를 이용하는 것 뿐이었는데
천연효모에 관한 자료를 찾아 살피다보니,
그동안 제가 담가 먹었던 매실원을 비롯한 여러가지 효소들이며,
발효의 과정을 거쳐 생활 속에서 활용해 오던 EM의 여러가지 응용법들과 너무나 닮아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리고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름 대로의 방법'으로 천연효모를 길러보았습니다.

천연효모를 기르기 위해서는 우선, 갈은 당근과 설탕을 '동량'으로 해서 효소부터  담가요.
일주일 정도 발효해 사용하려다 보니, 발효를 촉진하기 위해 당근은 곱게 갈았습니다.

효소의 재료는 뭐든 가능해요.
과일이며 채소는 물론이요, 산야초와 특별히 맛있는 허브도 좋아요.
(저는 주로 음식을 만들고 남기게 되는 자투리 채소를 활용해요)

당근효소는 매실원 담글 때와 같은 방법으로 설탕 완전히 녹여주고,
발효과정 중에 가득 차게 되는 탄산가스 잘 빠지도록 용기 뚜껑 가끔 한 번씩만 열어주면
나머지는 발효를 담당한 효모를 비롯한 각종 깜찍한 미생물들이 스스로들 부지런히 움직여
훌륭한 효소로 완성시킨답니다.








'당근 천연효모' 를 기르기 위해서는
당근효소와 물을 1 : 3 의 비율로 섞고
실온에서 3일~6일간 다시 발효에 들어갑니다.


천연효모를 만들다보면 뜻하지 않게 한꺼번에 많은 양을 배합하게 되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바로 쓸 만큼만 덜어 놓고 나머지는 냉동실에 넣어 얼렸다가 다음 번에 꺼내 발효해서 사용해요.
사진은, 그렇게 동면을 즐기다 나온 것.

제대로 자라 빵에 넣을 수 있는 천연효모는 코를 톡!! 쏘는 술 냄새가 나요.
냄새만 술이 아니라, 사실 성질 자체도 이미 술이지요.

효모는 과일이나 채소등에 들어 있는 당류(포도당)를 에너지원으로 삼아 증식을 하게 되고,
증식과정에서 부산물로 알코올이 만들어 집니다. (이때 모자라는 당류를 보충하기 위해 설탕을 넣어요.)
이를 알코올 발효라 하며 술을 만드는 과정과 동일합니다.
(여기서 더 과잉 발효가 일어나면 초산발효로 이어져 결국 식초가 되고 말아요.
  식초 만드는 법을 좀 더 보고 싶다면 클릭 )  

그럼 천연효모빵과 막걸리 넣고 만드는 우리 술빵의 맛이 비슷하겠네?
라는 궁금함이 생길 수도 있는데, 조금 다릅니다.

막걸리는 쌀이나 밀가루 등 곡물을 이용해서 담그는 곡주로, 발효제, 즉 미생물 배양체로 누룩을 사용하거든요.
그래서 술빵은 만들었을 때 누룩 특유의 향이 남아 막걸리 냄새가 나고 묵직한 구수함이 느껴지지요.
천연효모빵은, 곡물 특유의 고소함과 천연효모의 재료로 사용 된 과일이나 채소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빵의 맛은 깊고 풍미 또한 인상적일 만큼 풍부합니다.
그러므로
막걸리빵은 막걸리빵 대로 맛나고, 천연효모빵은 천연효모빵 대로 맛있다는 말씀~








드디어 빵~~을 만드는군요.

저는 빵 만들 때 계량을 하지 않는 편이에요.
빵 뿐이 아니라 음식할 때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요.
준비 한 재료의 상태와, 제 기분을 잘 조합해서 양을 맞춥니다.

당근 천연효모빵은
천연효모와,우리밀, 녹차소금, 녹차, 포도씨유, 매실원 조금 넣고 만들었어요.
단맛은 천연효모의 달콤함으로 충분해 설탕 등은 따로 첨가하지 않아도 되었고요.

녹차는 빵에 넣어도 정돈 된 맛으로 이끌어 주어 늘상 애용하지만,
특유의 쓴맛이 전체의 맛을 망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녹차소금은, 안 넣어도 빵이 된다는 기본을 기억하며 '적당히' 넣었어요.

이런 식으로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제게, 가족들은
좋게 말하면~ 감각적이라 하고
솔직히 말하면~ 그야말로 주먹구구식이라 하지만
어찌나 그 말씀들이 올바른지 꿈에서도 저는 반박을 안 합니다.^^;












잘 발효 된 '당근 천연효모'를 붓습니다.

밀가루는 '천연효모'의 양이 얼마나 되느냐에 맞춥니다.












빵 반죽이 이렇게 수제비 반죽 정도가 될 때까지 밀가루를 넣는 거죠.

주먹구구식이라 신경 많이 써야할 것 같지만, 익숙해지면 또 그렇지도 않아요.
지나보니 '나름 대로 만든 천연효모' 는 저같은 사람한테도 너그러운 줄 알겠네요.
어쩜 이런 식으로 내내 만들었어도 발효력은 그토록 짱짱해주는 건지...ㅎㅎㅎ

빵 반죽은 제빵기에서 10분 정도로 끝냅니다.












깔끔한 포도씨 오일은
아예 넣지 않아도 빵이 되지만 조금만 넣어도 빵의 식감이 한결 부드럽더라구요.

2년 숙성 된 매실원도
찻술갈로 하나 넣었어요.
일주일간 발효시킨 당근효소는, 효소로서 아직 어리거든요.
충분히 숙성 된 매실효소가 빵 반죽의 발효력을 높여줍니다.  










밤 12시 25분 - 1차 발효시작

한 여름 밤
풀벌레 노래소리와
알밤 꼭꼭 들어차는 소리를 들으며
뽕실뽕실 자라 줄 네게,

미리
고마워~~~












오전 10시 45분 - 1차 발효 종료

발효시간이 얼마나 오래 걸릴지는 순전히 그 날, 그 자리의 온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아무래도 밤이 되면 온도가 한낮에 비해 떨어지니 발효는 그만큼 더디게 마련이에요.

느긋한 마음으로
반죽이 처음의 2 배~3 배 정도로 부풀 때까지 마냥~~~기다려요.
이 녀석, 느리긴 해도 믿지 못할 녀석은 아니랍니다.











거미줄 좍좍~

보세요, 발효 아주 훌륭하지요?^^~♥












애기 엉덩이 두드리듯 토닥이면서 부드럽게 까스를 빼고
나누지 않은 커다란 반죽 그대로 동그랗게 모양을 만듭니다.












곧바로 2차 발효에 들어가요.

반죽이 마르지 않도록 베보자기를 덮어 1.5 배~2 배 정도 부풀도록 다시 기다립니다.
날이 아주 더운 날, 바깥에 내놓고 발효했어요.












나의 아름다운 '천연효모 당근빵'

면도날을 이용해 십자로 멋지게 칼집도 내보고...

미니 오븐에서 구웠습니다.
230도씨/ 30분 예열-->190도씨/30분--> 230도씨/10분-->180도씨/10분

애지중지 기른 당근 천연효모빵은
만들기가 조금 번거롭고, 긴 시간동안 기다리기를 반복해야만 하는 지루함이 있긴 하지만
그 과정과정 마다 보여지는 경이로움에 기쁨이 얼마나 큰지 몰라요.
영양분 실컷 먹은 효모, 보글보글(탄소가스) 건강한 노래를 들려주더니,
거침없이 둥글둥글 빵 반죽 부풀릴 때는 가까이 귀를 대지 않아도 영차영차 애쓰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고
구리빛 탄력있는 모습으로 갓 구워져 나온 녀석의 조직이며 촉감과 식감의 부드러움 앞에서는
그 고마움에 잠시 울컥하기까지 했다는,
후기였습니다.^^










하하하하....

순결한 천연효모 빵이 꽃술같이 예뻐요.
활짝 핀 '사람' 함박꽃은 또 어찌 이다지도 아름다울까요...!

출처- http://www.loacha.com/bbs/view.php?id=sub_01&no=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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