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상식 자료실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방법 본문
"이번 기말고사는 주관식 문제 30%가 출제된다. 모두 열심히 공부하여 좋은 성적 내기를 바란다."
이 같은 선생님의 발표를 듣고 기뻐할 학생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사실 학교에서 출제되는 주관식 문제의 대부분은 단순단답형이 주를 이루며 난이도 또한 객관식보다 낮습니다. 그런데도 학생들이 객관식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객관식은 백지로 답안지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므로 자신의 무식함을 감출 수 있습니다.(위장 효과)
둘째, 아는 내용이 전혀 없더라도 확률상 20%는 정답을 맞힐 수 있습니다.(부수입 효과)
셋째, 객관식은 보기가 주어지기 때문에 단서를 찾기 쉽습니다.(실마리 효과)
이유랍시고 세 가지를 들었습니다만, '위장 효과, 부수입 효과'는 우스개 소리이고, 주된 이유는 '실마리 효과' 때문에 학생들이 객관식을 더 선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참다운 앎'이란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 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무슨 색이냐?"라고 물었을 때는 말을 못하고 "빨강이냐 파랑이냐?"라고 물을 때에만 "빨강"이라고 답할 수 있다면 참다운 앎이라 할 수 없습니다. 대학 입시에서는 이 같은 '참 지식의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서 '논술 시험'을 치르는 것이며, 한층 더 나아가 '구술 면접', '심층 면접'과 같은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참 지식'은 장기 기억의 네트웍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때 비로소 얻을 수 있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기억'이란 무엇인지, 편의상 '입력과 저장', '인출'의 두 단계로 구분하여,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www-3.kyungbook.ac.kr/intro_psy/p5_memory.html 등을 참조)
(1) 입력과 저장
1) 선택적 주의
우리들은 수없이 많은 자극에 포위되어 살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이 순간에도 책 종이의 질감, 활자와 종이에서 풍기는 냄새, 책장을 넘길 때 나는 소리, 종이에서 반사된 빛 등이 우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최소한의 자극을 예로 든 것일 뿐, 실제 현실에서는 자극의 홍수 속에 묻혀 산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만일 그 모든 자극들을 우리의 뇌가 동등한 정보로 취급하여 전부 입력시키려 한다면 우리의 뇌는 혼란스럽다못해 '피식'하며 꺼져버릴지도 모릅니다. 다행이 우리의 뇌는 어느 한 곳에 초점을 맞추어 정보를 받아들이는 기능이 있는데, 심리학자들은 이를 '선택적 주의'라고 말합니다. 선택적 주의의 초점이 얼마나 한 곳으로 잘 모을 수 있는가에 따라 집중력의 정도가 결정됩니다.
2) 약호화 : 기억 부호(memory code)를 형성하는 것
방금 들은 전화 번호나 소개받은 사람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경험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를 두고 심리학자들은 약호화에 실패하였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경우는 약호화에 실패하는 것이며, 의미심장하게 새겨들어서 기억이 되면 약호화에 성공'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약호화는 '시연(머리 속으로 정보를 순환시키는 것)'을 통해서 증진되는데, 시연에는 '기계적 시연'과 '정교화 시연'이 있습니다.
① 기계적 시연(심리학에서는 '유지 시연'이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쓰이나 '기계적'이란 말이 의미적으로 친숙하기 때문에 이 용어를 쓰겠습니다.)
기계적 시연은 정보를 잠시 동안 유지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방법으로 정보를 계속 반복적으로 외우는 것을 말합니다. 114에 전화 번호를 문의한 다음 전화를 걸때까지 속으로 중얼거리며 외우는 방법은 기계적 시연의 좋은 예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외운 전화 번호는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을 여러분도 이미 경험을 통하여 알고 있습니다.
샌포드라는 심리학자는 25년 동안 기도문을 너무나 자주 읽었기 때문에 주의를 별로 기울이지 않고도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기도문에 대한 기억을 실제로 실험해 보았을 때 기도문을 보지 않고서는 평균 6개의 단어밖에 기억해낼 수 없음을 발견하고 매우 놀랐다고 합니다. 이 사례는 단순한 반복 암기가 기억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여러분은 매일 만지작거리는 백 원짜리 동전의 모습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습니까?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은 것은 기억해내기 힘든 법입니다.
② 정교화 시연
'정교화 시연'이라는 것은 어떤 정보이든지 장기 기억으로 바꾸기 위해 필요한 하나의 전략입니다. 예컨대, 이미지(심상)를 만들거나, 무의미한 정보를 의미가 있는 형태로 바꾸거나, 익혀야 할 정보를 이미 기억하고 있는 지식과 연결시키거나, 정보들을 결집시키거나 조직화시키는 일들이 모두 '정교화 시연'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19-7788'이란 전화 번호를 '아이구 아이구 칙칙폭폭'이란 식으로 바꾸어 연상하면 오래 동안 잊지 않고 기억을 유지할 수 있는데, 이는 '정교화 시연'을 적절히 사용하여 장기 기억이 잘 되었기 때문입니다.
3) 기억의 단계
기억은 감각 기억→단기 기억→장기 기억의 과정을 거칩니다.
① 감각 기억
감각 기억은 전류나 파동의 패턴으로 뇌 속을 선회하면서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시각, 청각, 촉각의 형태로 유지되는데, 감각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시감각 정보는 0.25초 정도이며 약 25개의 자극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② 단기 기억
단기 기억은 단백질 분자로 이루어진 작은 조각이 신경다발에 줄줄이 매달리는 형태로 저장이 되는데 그 수명은 약 30초이며 저장 용량이 적습니다.
심리학자 밀러(Miller)는 사람들은 평균 7개의 간단한 문자를 단기 기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는데, 연속해서 7개 이상의 정보를 입력하려고 하면 처음에 저장된 단기 기억과 나중에 입력하려는 정보가 충돌하기 때문에 기억이 잘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③ 장기 기억
장기 기억은 단기 기억의 단백질 조각이 좀 더 견고하게 바뀌는 과정으로서 오래 동안 유지되며 기억 용량도 무제한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주 강한 자극들은 한 번만 보고도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전이되기도 하지만 대개 시연(머리 속으로 반복하여 정보를 순환시키는 것)을 통해 장기 기억으로 바뀝니다.
(2) 인출 단계
장기 기억에 저장된 정보는 대개 별 어려움 없이 회상할 수 있지만 때로는 계획적인 탐색 과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2×3'은 '6'이라는 것은 특별한 회상을 하지 않고도 바로 인출할 수 있지만, '조선의 7대 왕은?'하고 묻는다면, '태정태세문단세'를 떠올린 후에야 '세조'라는 답을 끌어냅니다.
어떤 기억들은 혀끝에서 맴돌 뿐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이를 '설단현상'이라고 한다), 이는 뇌에 저장된 장기 기억의 인출이 잘 되지 못하여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지금까지 '기억'이란 무엇인지 대략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떤 것을 학습하여 장기 기억에 성공을 하여도, '망각'에 의해 모두 지워진다면 도루묵이 됩니다. '망각'의 원인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 저장된 장기 기억이 지워지거나 변형되는 경우
① 소멸설(붕괴설)
시간이 흐르면 뇌 세포가 소멸되기 때문에 망각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학설입니다.
② 간섭설
유사한 정보가 서로 경합을 벌임으로써 망각이 진행된다는 학설입니다. 예를 들어 '화강암'이란 암석이 이름을 기억한 후 '석회암'이라는 새로운 암석의 이름이 입력되면, 간섭을 일으켜서 '회강암' 혹은 '석강암'이란 신종 암석의 이름을 떠올리는 경우 간섭에 의한 망각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학생들의 주관식 답안지를 채점해 보면 실제로 이와 같은 답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2) 인출에 실패하는 경우
① 설단 현상
혀끝에서만 맴돌 뿐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설단 현상'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같은 내용인데도 어떤 때는 생각이 나고 어떤 때는 생각이 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는 입력 단계의 처리 유형과 인출 단계의 처리 유형이 잘 일치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돌하르방은 현무암으로 만든다'라고 기억하였는데, '현무암으로 무엇을 만들지?'하고 역순으로 물으면 언뜻 생각이 나지 않는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 학생들은 수학 시험에 나오는 복잡한 그래프 분석은 잘도 하면서, 경제 시험에 그래프가 나오면 아주 간단한 것도 해석을 못하고 멍청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설단 현상의 원인과 유사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② 외적 영향
육체의 긴장감, 스트레스, 피로, 질병 등이 기억의 인출 과정에 매우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러한 신체적 문제 이외에도 분위기(무드), 장소, 시간, 날씨 등 환경의 변수가 기억 인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3) 기억 향상 이론
기억의 원리와 망각의 요인을 면밀히 살펴보면 기억 향상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분명 있습니다. 필기 도구를 쉽게 구할 수 없던 고대 사회는 지금보다 기억술에 대한 의존성이 더 강한 것으로 추측되는데, 예부터 널리 알려진 방법들과 현대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기억향상 이론을 함께 묶어 소개하겠습니다.
1) 반복학습법
누구나 즐겨 쓰는 가장 흔한 기억법이 '반복학습법'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되풀이하여 읽는 것을 반복학습법이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기계적 시연'은 별 효과가 없습니다.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며 '정교화 시연'이 이루어지도록 힘써야 반복학습법의 의미가 살아납니다. 특히 반복을 하는 동안에는 중요도가 높은 정보가 기억에 더 많이 저장되는 것으로 사례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습니다.(Bromage & Mayer. 1986)
우리 나라 옛날 이야기입니다. 어떤 곳에 매우 학식이 높은 학자가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어떤 양반이 찾아와 자식을 공부시켜 달라고 부탁한 후 아들을 놓고 돌아갔습니다. 그 양반은 1년 후 다시 찾아왔는데 아들이 천자문을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조금은 실망스러운 듯 되돌아갔습니다. 그리고 1년 뒤 그 양반이 또 찾아왔는데 아들은 여태 천자문을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그 양반은 화가 나서 학자에게 따지듯이 물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사서 삼경을 공부하는데, 내 아들은 2년 동안 아직도 천자문만 보고 있으니 데리고 가겠소."
이 말을 들은 학자는 1년만 참고 기다려 달라고 양반에게 말했습니다. 양반은 화가 났지만 꾹 참고 돌아갔습니다. 드디어 1년 뒤 양반이 되돌아왔을 때 아들은 역시 천자문을 보고 있었습니다. 3년 동안 천자문만 가르친 학자를 보고 양반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버럭 화를 내려는 데,
"이제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으니 아들을 데리고 가셔도 좋습니다."
하고 학자가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후일 성장한 아들은 아주 훌륭한 대학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기초적인 내용도 반복해서 공부하면 깊은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을 줍니다. 저도 십 수 년째 거의 동일한 내용의 교과서 하나만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지만, 매년 무심코 지나쳐서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지식들을 그 속에서 발견할 때가 많습니다. 몇 년 전 노동을 하면서 서울대에 수석으로 합격한 장승수씨는 교과서 하나 만을 스무 번 넘게 읽었다고 책에서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반복 학습법의 진정한 가치가 어디 있는가를 보여 주는 좋은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2) 과잉학습법
과잉학습은 어떤 내용에 대해 완전히 이해한 후에도 계속 반복하여 시연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들은 대개 어떤 내용을 완전히 다 이해하고 기억했다 생각되면 다시는 되짚어 공부하지 않는 습성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과잉이란 것은 정도를 넘어선 것이므로 좋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만, 과잉학습은 장기 기억의 손실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바 있습니다.(Krueger. 1929)
고등학교 1학년 때 제 짝꿍은 이미 알고 있는 것도 무조건 되풀이하여 필기하는 습성이 있었습니다. 김소월의 본명이 '정식'이라는 것은 뻔히 잘 알고 있는 데도 그 친구는 국어 교과서에 김소월이라는 이름만 나오면 밑줄 긋고 '정식'이라고 쓰는 것입니다. 그 당시 제가 볼 때는 '잉크 낭비'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3년을 한결같이 황소걸음으로 뚜벅뚜벅 공부한 그 친구는 서울대학 인기학과에 버젓이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과잉학습은 50%정도가 좋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10번을 읽어 기억한 영어 단어가 있다면 5번 정도를 더 읽어 두라는 것입니다. 5번 이상을 더 하는 것은 그 노력에 비해 추가로 얻는 기억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분산학습법
한꺼번에 몰아서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보다는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공부하는 분산학습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Underwood. 1970)
예를 들어 월요일에 집중적으로 6시간 동안 수학을 공부하고 나머지 요일은 전혀 공부하지 않는 경우 비효율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분산해서 공부를 해야 하는지는 학습의 내용이나 종류에 따라 많이 달라지며, 개인차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무엇보다 싫증이 나지 않을 정도로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4) 문제풀이법
시험을 치르기 위해 공부를 할 때는 내용 위주의 공부보다 시험유형과 비슷한 연습문제 풀이가 더 큰 도움이 된다는 사례 연구가 있습니다.(Adams et al. 1988)
문제풀이 연습이 필요한 것은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실천하는 학생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특히 학생들은 수학 문제 풀이에만 치중하여 다른 과목의 문제풀이 연습은 감히 엄두조차 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임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따로 과제를 내어 공부를 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어떤 선생님은 성적 1등 학급을 잘 만들기로 유명한 데, 특별한 노하우는 없고 문제풀이 숙제를 내어 검사를 철저히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선생님은 학급 평균 성적 향상을 위해 '내용 정리 해 오기', '깜지 만들기(연습장이 까맣게 되도록 쓰면서 외우는 방법)' 등의 다양한 방법을 써 봤지만 '문제집 풀어오기'가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합니다.
5) 연결법, 장소법, 핵심단어법
① 연결법 : 모자, 화장품, 연필, 유리, 가방, 바퀴, 잡지 등의 단어를 기억하기 위해서 '모자를 쓴 화장품 모델이 유리 연필을 들고 바퀴가 달린 가방 위에 앉아 잡지를 읽고 있다'는 식으로 기억하는 방법입니다.
② 장소법 : 자기가 잘 아는 장소를 상상하고 그 곳에 물건을 배치하여 기억하는 방법입니다. 시장에서 쏘시지, 두부, 시금치, 라면, 토마토, 통닭을 사 와야 한다면, 차도에 뒹굴고 있는 쏘시지, 현관 앞에 으깨어진 두부, 화단에 심어진 시금치와 그 옆에 버려진 팅팅 불은 라면, 옥상 위에 털 빠진 닭이 토마토를 쪼고 있는 장면을 상상하는 방법입니다.
③ 핵심단어법 : 원래 외국어의 어휘 학습을 촉진시키기 위해 고안된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Octopus(옥토퍼스)'는 낙지, 문어를 뜻하는데 다리가 8개이므로 '옥타브'를 생각하면 쉽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핵심단어법은 소리가 비슷한 단어끼리 연관지어 기억하는 방법입니다.
6) 정보의 조직화
정보의 조직화란 군집화(비슷한 개념들을 덩어리로 묶어 생각하는 것), 위계화(부서의 조직도와 같이 상위, 하위의 개념으로 분류하여 조직화하는 것), 그물망(마인드맵과 같이 관련된 정보를 그물처럼 연결시켜 조직화하는 것) 등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야기책과 달리 교과서는 대단원, 중단원, 소단원 등 체계적인 틀을 갖추고 학습 내용들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보의 군집화, 위계화, 그물망 형성을 돕기 위한 체제인 것입니다.
그런데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군집화, 위계화도 중요하지만, 특히 '그물망 형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학생들은 한 과목 내에서도 앞 단원과 뒷 단원의 내용을 서로 연결짓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이는 사고의 폭이 협소한 탓입니다. 사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특히 각 단원의 '제목'을 잘 기억해야 하는데, 학생들은 세밀한 내용에만 치중하느라 제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무를 보되 숲을 보지 못하면 학문의 향상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제목을 꼭 기억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겠습니다.
(4) 맺음 말
기억은 어떤 정보를 입력해서 간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애초부터 정보를 입력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면 즉, 공부할 마음이 없다면 '기억의 방법', '공부의 방법'과 같은 것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습니다. 공부에 대한 열의가 있는 사람은 특별한 방법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모르는 것을 알고자 '생각하며 읽고, 생각하며 쓰는 일'을 충실히 하면 자연스럽게 공부의 방법을 터득하게 되는 것입니다.
'기억이란 무엇인가', '기억 향상법은 어떤 것이 있는가'에 대해 지금까지 설명한 이유는 '공부에 대한 관심을 가지라'는 뜻 이외에는 없습니다. 배가 고프면 밥 먹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아도 저절로 먹게 됩니다. 먹기 싫은 사람에게 식사법을 가르치면 무엇하겠습니까?
'공부는 왜 하는가?' 스스로에게 진지한 물음을 던져 해답을 찾도록 노력하는 일, 그것이 학생들에게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http://blog.yirum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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