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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봉중근' 패러디 티셔츠를 보며 본문
최근에 WBC에서 우리 선수들이 선전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중에 투수 봉중근선수의 활약으로 일본을 꺽으며 '의사 봉중근'이란 칭호까지 생겼다. 이것은 디시인사이드 야구갤러리에 한 네티즌이 주니어랜덤에서 펴낸 <평화를 꿈꾼 대한국인 안중근> 위인전 표지를 고쳐서 올린 패러디에서 나온 별명인데 이것이 기발하고 재미있다고 여러 언론과 블로그에서 소개하고 있다. 그 정도까지는 이해하겠는데 봉중근선수가 속한 LG 트윈스에서는 '의사 봉중근' 티셔츠까지 만들어 판매하여 일본네티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모르겠다. 진정으로 선수들을 응원한다면 다른식으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을텐데 상대방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 이러한 처사는 결코 옳지 않다고 본다.
일본은 어제의 한일전까지 져서 나라 전체가 풀이 죽어 있다. 그들이 이길 때는 정말 우리가 약이 오를 정도로 말과 행동을 하여 우리의 분노를 샀지만 우리도 똑같이 해야만 직성이 풀릴까?
우리가 그들보다 우위에 서려면 좀더 패자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아량을 보여주고 무척 속이 상해 있는 그들을 위로할 줄도 알아야 한다. 야구때문에 두나라 사람들의 감정이 나빠져서야 되겠는가?
과거부터 가깝고도 먼나라이고 원수로 지내기도 했지만 조상을 따져보면 다같이 단군할아버지의 자손들이다. 고조선의 왕검성이 함락되면서 한나라 군대의 살육과 약탈을 피해 조각배와 뗏목을 타고 베트남의 보트피플처럼 떠돌아 다니다가 일본열도까지 도달하여 정착한 사람들이 그들 조상들이다. 한나라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말까지 바꾸어 썼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어는 우리나라말과는 다르지만 어순이 거의 같다. 문자가 없어서 역사를 기록하지 못하여 나중에 8세기경에 나온 일본서기에는 먼 과거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니 우리의 단군신화처럼 상고시대를 적당히 꾸며서 쓴것인데 그것을 사실처럼 믿고있다. 일본은 우리의 삼한시대부터 한반도와 많은 교류가 있었고 지리상으로 가까운 한반도의 가야와도 긴밀한 관계가 있었던듯하다. 그들이 광개토대왕의 비문까지 조작하며 임나일본부설까지 만들어 한반도를 지배했다고 왜곡하는 것도 실은 이때문이라고 본다. 특히 삼국시대에는 백제인들이 일본열도에 진출하여 미개인으로 사는 그들에게 여러 수준높은 문화를 전수하고 문자까지 만들어 주었다. 백제의 왕족과 귀족들이 많이 건너가서 일본의 여러지방에 강력한 왕국까지 세우고 통치를 했기때문에 한반도에 있는 백제와는 동맹관계를 유지해왔다. 백제의 사비성이 함락되고 나서도 여러곳에서 백제부흥군이 활약하여 신라군과 당나라군대를 압박했는데 그들의 지도자인 왕자 풍은 일본에 있던 백제의 왕족이었고 일본에서는 수많은 수군을 보내와 그들을 도왔다. 아쉽게도 지도층의 내분으로 마지막 거점이었던 지금의 전라북도 부안으로 알려진 주류성이 함락되면서 주류성과 인근에 있던 많은 수의 백제인들이 일본으로 거너갔다는 기록이 일본서기에도 나온다. 그래서 그런지 근래까지도 일본천황의 가계나 일본의 유력한 가문의 선조들 대부분이 백제출신들이 많다고 한다.
일본의 전국시대에는 전쟁과 각지방의 흉년과 기근으로 살기 어려워진 주민들이 해적이 되어 한반도나 중국에까지 침입하여 많은 약탈과 살육을 일삼아 고려말이나 조선초까지도 이러한 왜구들 때문에 우리나라 백성들이 많은 고통을 겪어야 했다. 조선중기에는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야욕으로 임진왜란을 일으켜 조선과 일본 양국의 백성들이 고통을 받았는데 전쟁터인 조선의 고통은 이루말할 수가 없었지만 일본의 백성들도 전쟁을 수행하기 위하여 많은 물자와 인력을 조달하기 위해 상당히 시달렸다.
근래에는 36년간이나 일본의 지배를 받으면서 조선사람들은 나라없는 백성의 설움을 받으며 일제의 압제로 고달픈 생을 보내야했다. 이렇게 어렵게 사는 조선사람들에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속여서 수많은 조선인들을 사할린이나 북해도의 탄광으로 보내 혹사시켜서 죽게했으며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에는 일본에 있던 재일조선인들이 잘못된 유언비어로 인해 수만명이 학살되었고 태평양전쟁시는 수십만의 우리나라 사람들이 징용,징병,정신대 등으로 끌려가 희생되었다. 이렇듯 양국의 역사를 볼 때 삼국시대 이후로는 우리에게는 원수처럼 지낼 수 밖에 없었던 불행한 역사로 일관되어 있고 현재는 독도나 역사왜곡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그래서 축구나 야구등을 비롯하여 거의 모든 스포츠에서 한·일전만 되면 양국국민들의 감정이 극에 달하는 것 같다. 스포츠는 서로간의 친선을 도모하자는 것이지 갈등을 조장해서야 되겠는가?
물론 영원한 라이벌로 경쟁상대가 있는것은 서로간에 더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자극을 주니까 좋지만 이기더라도 져서 기운이 빠져있는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주면 안될까?
'의사 봉중근'패러디는 그냥 재미로 올려놓은 것인데 이것을 홍보용으로 쓴다는 것은 대단한 문제가 있다. 일본의 야구팬들이 이것을 보면 얼마나 분개할 지 한번 깊이 생각해 봤어야 한다. 우리가 봉중근선수를 아끼듯이 그들도 이치로선수를 사랑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거기다가 이토오 히로부미도 그들에게는 대단한 인물인데 안중근의사에게 총맞아 죽은 것도 안타까울텐데 야구에서 져서 분한 사람들을 그렇게 빗대어 홍보하는 것은 우리에게 결코 이득이 될게 없다. 스즈키 이치로선수의 부적절한 말과 행동이 밉더라도 너무 크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도 감정있는 사람인데 그것까지 비난하며 인격을 모독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얼빈역에서 이토오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정신과 명예도 실추시키는 행동이고 봉중근 선수의 좋은 이미지까지도 나쁘게 할 수가 있다. 흔히 내부의 적이라고 있는데 이것은 적을 이롭게 하는 자들을 말한다. 바로 LG 트윈스의 홍보담당자가 자신의 의도가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했다지만 결국 일본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하여 적으로 돌리게 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는 못한것같다. 어쨋든 이 사건은 많은 문제가 있어 일본은 물론 국내의 네티즌들의 비난도 거센걸로 알고 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일은 없어야 겠지만 이런 것을 사서 입고 다니는 것도 모자란 행동들이라고 본다.
한국과 일본은 앞으로도 스포츠에서 뿐만아니라 정치 경제적으로도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며 때로는 긴밀히 협력해 나가면서 서로의 발전을 도모해야지 극단적으로 상대방을 배척하여 깔아뭉개거나 깍아내리는 행동이나 말은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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