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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있게 술 안먹고 버티기!!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13. 07:26

"오늘 회식이야. 다들 스케줄 비워." 얼마나 먹여댈지 벌써부터 속이 부대낀다. 내일 아침 출근은 어찌 할지 앞이 캄캄하다. 지겨운 접대자리, 겁나는 연말 회식자리, 요령껏! 눈치껏! 술 안 먹을 수 있는 비책이 당장 필요하다.

▶한 방울도 안 먹을 심산이라면?

1. 대단히 ‘심각한’ 건강상의 이유를 대라

"한약을 먹고 있어서요" 따위는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 술이 덜 깨 출근하자마자 사우나로 직행하길 밥먹듯 하는 당신의 상사도 마누라가 지어다 준 보약 정도는 먹고 있을 것이므로. "요새 술을 너무 마셨더니 속이 쓰려서요"는 말할 것도 없다. 술 하나로 사반세기를 살아온 당신의 상사는 아마 토혈이나 혈변 한두 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므로.

하늘이 두 쪽 나도 절대 음주가 불가한, 심히 중차대한 건강상의 이유를 대야 한다. 중요한 것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절묘한 타이밍. 회식 D-3일. “배가 고파서 그런가… 속이 왜 이리 쓰리지?” D-2일. “아… 아… 병원을 가봐야 되나?” D-1일. “과장님… 저 잠시 병원 좀…” 대망의 D-day. “내일 내시경 검사가 있거든요. 저는 스트레스성 위염 정도로 생각했는데 의사가 검사를 받아보라고 하더라구요.” 물론 안주나 물도 먹어선 안 된다. 어쨌거나 술은 한 잔도 안 마실 수 있을뿐더러 운 좋으면 그냥 집에 보내줄지도 모른다.

예정에 없던 회식자리라면. “알코올 분해 효소가 없어서 한 방울만 먹어도 쓰러지거든요. 앰뷸런스로 실려간 적도 있어요”식의 겁주기 전략도 유효하다.

2. 마이크를 목숨처럼 지켜라

맨 정신으로도 취한 것처럼 오버할 수 있는 재주를 가졌다면 당신은 행운아다. 오로지 술 마시는 것만 가능한 술집이 아니라면(즉 노래방 기계와 스테이지를 갖춘 술집이라면) 상사에게 욕 안 먹고 술도 안 먹을 수 있는 길이 있다. 들어가자마자 마이크를 낚아채 미친 듯이 예약 버튼을 눌러라.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 차례가 왔다면 어깨동무라도 해가며 열심히 같이 불러라. 대국적으로 건배하는 타임이 오면 얼른 잔만 부딪치고 “노래 나온다, 노래 나온다!” 법석을 떨며 재빨리 노래를 시작하라. 무슨 일이 있어도 자리에는 앉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요령껏 조금만 먹을 계획이라면?

1. 밉보이면 큰일나는 상사 술잔만 선별해서 받아라

일단은 “치사량이 맥주 한 잔입니다”식의 거짓말로 배수진을 쳐라. 상사는 기도 안 찬다는 얼굴로 “그런 게 어딨어?”라며 술을 마구마구 따라 줄 것이다. 홀랑 원샷하지 말고 눈을 꼬옥 감고 사분의 일만 마신 후 ‘아이고 나 죽네’ 하는 표정을 지어라. ‘쟤 진짜 못 먹나보다’라는 인식이 확산되어가는 것을 확인하라. 다음 차례는 세상없어도 술잔을 받아야만 하는 상사 선별하기. 높은 사람이 준다고 넙죽넙죽 받아 마시는 건 바보짓이다. 밉보이면 회사 생활 골 아파지는 상사, 얼굴 마주치는 빈도수가 높은 상사, 직책이 낮은 상사가 우선 순위다. 생전 가야 얼굴 볼 일 없는 사장이나 이사급, 내 인사고과와 아무 상관없는 타부서 부장은 없는 셈 쳐도 무방하다.

2. 심히 민망한 ‘주사’가 있다고 협박하라

“다시는 걔랑 술 안 먹어!” 사반세기를 살아오면서 다시는 술자리를 함께 하고 싶지 않은, 엄청나게 곤란한 주사를 당신도 한번쯤 목격했을 것이다. 대성통곡, 무단횡단, 술병격파, 노상방뇨, 폭력행사, 심지어 절도에 이르기까지. 당신의 상사를 비롯한 회식 참석자들이 가장 민망하거나 곤란해 마지않을 주사가 있다고 거짓 고백하라. “부끄러운 얘긴데… 술만 마시면 옆 사람 붙들고 우는 버릇이 있거든요.” “술 취하면 화장실을 못 찾아서… 지난번엔 옆 테이블에 가서 바지를 내린 적도 있었어요.” “맨 정신엔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술이 들어가면 높은 곳을 올라가는 버릇이 있어요. 올초엔 계단에서 뛰어내렸다가 깁스까지 했어요.” “좀 마셨다 하면 아무나 때려요. 남아난 친구가 없다니까요.”

3. 한 잔 쭉 들이켜고 쓰러져라

“못 마시는데… 정말 못 마시는데” 일단 가능한 한 시간을 끌며 우는 소리를 해라. 불안해 죽겠다는 눈빛으로 술잔과 상사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중차대한 결심이라도 한 듯 입을 앙다물어라. 눈을 있는 대로 찡그리고 쭉 들이켜라. “하아, 하아” 잔뜩 호들갑을 떨다가 눈을 반쯤 감아라. 천천히 꿈뻑거려라. 고개를 앞으로 푹 숙이고 크게 “흐음~” 하고 코로 숨을 내뿜어라. 그런 채로 테이블에 쿵 쓰러져라. “괜찮아?” “잘래?” 옆 사람들이 구석자리로 부축해줄 것이다. 질질 끌려가서 그대로 자버리면 된다.

4.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라

내키지 않는 회식자리를 남보다 한발 앞서 빠져나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작업. 회식 날 아침부터 죽상을 하고 앉아 있는 것이다. 연기력이 받쳐준다면 감기라도 걸린 척 콜록콜록 마른 기침을 하는 것도 좋다. “몸이 안 좋아서 오늘 회식엔 못 가겠습니다.”라고 선언할 용기가 없어 마지못해 따라나섰다면, 술집에 들어갈 때 무조건 가방과 외투를 문간에 처박아두어야 한다. 일단은 괴로운 얼굴로 한두 잔 정도 받아 마셔라. 그러고는 금방 토할 것처럼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화장실로 달려가라. 인정 있는 상사라면 당신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누군가를 보낼 것이다. 상사 뒷담화라도 주고받으며 둘이 놀고 있다가 그의 부축을 받아 들어가라. 몇 번쯤 반복하다가 다들 눈에 초점이 없어질 때쯤 문 옆에 숨겨둔 가방을 슬쩍 챙겨 들고 사라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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