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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먹고, 삼청동… 길 위의 하루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31. 08:05


삼청동… 길 위의 하루
경복궁 돌담길을 따라 길게 걸으며 만나는 삼청동길. 나란히 줄 지어선 갤러리로 들어가 잊고 살았던 문화를 만나고, 허름한 골목 귀퉁이의 공방도 기웃거리고, 한옥 기와지붕의 오랜 풍경도 엿보고, 툭 떨어지는 낙엽도 만져보고, 맛있는 음식에 차 한잔의 정취까지 즐기다가 해질 무렵
그 길가에 무심히 앉아 소박한 행복에 젖는… 여자인 당신을 위한 아주 특별한 제안.
사진 _ 양영섭 기자 진행 _ 김수경 기자





광화문에서 104번 버스를 타고, 딱 한 정거장만 가서 내리세요
시장 가는 거 말고, 백화점도 말고, 아이 유치원이나 학교, 시댁이나 친정, 구청, 동사무소… 그런 데가 아닌 곳에 혼자 가 본 적이 있으세요? 일 년에 겨우 두어 번쯤 여행을 떠나 보기도 하지만, 어디로 가든 주부인 우리는 아이를 챙기고, 밥을 챙기고, 가족들의 입을 옷을 챙겨야 하니… 그 역시도 대단히 반가울 이유는 없는 ‘노동’입니다.
여고 동창 모임, 아이 학교의 엄마들 모임, 옆집 앞집 모여 앉는 동네 모임, 남편 친구들과 함께하는 부부 동반 모임 같은 것. 그런 외출도 더러 있지만 그때마다 마주앉아 나누는 이야기란 온통, 아이 공부에 남편 근황 같은 것들뿐이죠. 새 차 사고, 집 늘리고, 미운 시집 식구들 흉보기에, 다이어트 정보 같은 것. 하하 호호, 스트레스 풀린다고 웃다가 돌아와도 마음은 왜 그런지 채워지지 않은 빈 그릇입니다.
갈 데가 이렇게 없었나, 할 말이 이것밖에 없었나,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들이란 그저 이렇게, 청국장 같은 사는 냄새에 젖어 있는 것들뿐이었나. 왜 그렇죠? 전 요즘 부쩍, 그런 쓸쓸함을 만나게 됩니다.
삼청동을 아세요? 스무 살을 건너고, 서른을 넘어선 당신이라면 삼청동 어딘가에 버리지 못할 추억 하나쯤 묻어 두었을 법도 하지요. 경복궁이 있으니 그렇고, 공짜 영화 보여주던 프랑스문화원이 있으니 그렇고, 가을이면 노란 은행잎 지천이던 운치가 변함없으니 그렇고, 숨어서 뽀뽀하기 좋은 삼청공원의 숲이 있으니 그렇고, 항아리에 푹 끓여 담아내는 명물 수제비집이 있으니… 그렇고 그런 이유로 추억할 만도 하겠지요.
11월의 삼청동은 딱 엽서 같은 풍경입니다. 찬바람 들어 거리로 내려앉은 노란 은행잎이 융단처럼 푹신하지요. 마음 딱 맞는 친구, 아니 그보다는 혼자서 천천히 느릿느릿, 길 위에서의 하루를 즐겨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여행을 떠나온 듯 보낸 그 하루가 늦가을의 깊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1 길 위에서 찾은 아름다운 볼거리와 예쁜 가게 구경


마음을 채워 주는 ‘문화 즐기기’
삼청동의 볼거리는 유독 다채롭습니다. 삶의 격이 한 뼘쯤 높아진 듯한 느낌?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쭉 뻗은 길을 따라 그냥 설렁설렁 걷다가 돌아오기만 해도 문화적인 충족감에 뿌듯해지거든요. 그저 불쑥, 어느 화랑에 들어가 이해되지 않는 그림 몇 점이라도 감상하고 나면 내 자신이 참 대견해서 잘했다, 칭찬해 주고 싶어지는 거죠. 나란히 줄 서 있는 갤러리마다에서는 전시가 한창입니다. 시장통의 밥집이 아니니 손님을 잡아끄는 모양새 같은 건 전혀 취하지 않은 채 도도하지만, 몇몇 갤러리 앞을 지나다 보면 저절로 마음이 끌려 들어서게 되는 곳이 있게 마련이거든요. 그릇 만드는 공방, 액세서리 가게, 신발 가게, 아이 옷 가게, 어느 골목 안에 있던 모자 가게, 도무지 뭘 하는 곳인지 알 수 없는 이상한 가게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수많은 가게들도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갤러리

잠시 앉아 쉬어갈 수 있는 곳, 사소한 재미를 즐길 수 있는 곳들도 있다. 누런 잔디 위 나무 의자에 앉아 다리를 쉬게 하기도 하고, ‘갤러리 빔’의 벽면에 붙어 있는 노란 낙서판에 다녀간 흔적을 적어 둘 수도 있는 재미도 만나 보자.

국제갤러리   관람 시간 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 휴관) 문의 02-734-6111
이달의 전시 12월 16일까지 세계적인 여성 조각가 키키스미스전
아트선재센터   관람 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 문의 02-733-8945
이 달의 전시 11월 9일까지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전 & 크리스티안 얀콥스키전
티베트박물관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문의 02-735-8149
특징 색다른 차를 마시면서 티베트 유물을 관람할 수 있다.

예쁜상점들

모짜렐라   보그밤비니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던 수입 유아복 매장이 상호를 바꾸고, 한결 값이 싼 아웃렛으로 변신했다. 강남에 새로 생긴 본 매장과 달리, 한결 싼 값에 예쁜 아이 옷을 구입할 수 있다. 문의 02-722-1435
보인행   작품으로 전시되어 있는 생활 도자기를 구경하고 구입할 수 있는 곳. 한식 그릇의 깊은 멋을 만날 수 있다.
문의 02-720-4421
주스   수공예의 손길이 느껴지는 예쁜 액세서리와 옷들을 만날 수 있는 곳. 총리공관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으며 세련된 감각의 의상과 패션 소품을 구경할 수 있다.
소담공방   아트선재센터 맞은편 모퉁이에 자리하고 있는 공방. 독특한 디자인의 살림들을 구경하면서 구입할 수 있다. 상점 앞의 예쁜 벤치에 앉아 경복궁 돌담길 밑의 낙엽을 구경하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
부엉이박물관   삼청동길을 따라 쭉 걷다가 감사원길 쪽으로 우회전하면 익숙한 풍경의 골목길들이 등장한다. 그 골목길 한쪽에 있는 의외의 명소가 바로 부엉이박물관. 나지막한 담장의 주택을 개조해 만든 이 박물관에는 평범한 주부였던 배명희 씨가 여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수집한 부엉이 모양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입장료를 내면 맛있는 차 한잔을 즐기면서 성격 좋은 관장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독특한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입장료 5천원(커피와 차 무료 제공)
문의 02-3210-2902

2 골목길에서 만난 한옥, 낡은 담장, 그리고 반가운 기억들


다시 어린 날로… ‘추억 속 풍경 만나기’
삼청동은 추억이 스민 거리입니다. 참 이상하게도 과거와 현재가 담장을 나란히 한 채 서 있어요. 거리마다 즐비한 고품격의 갤러리, 멋진 카페와 와인 바. 그러나 그 뒷문 어디쯤의 골목길을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개발의 손길이 하나도 미치지 않은 듯한 60년대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거든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 그 어느 담장 밑에 웅크리고 앉아서 부드러운 가을 햇볕을 즐기는 행복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오래된 한옥의 기와지붕과 우두커니 서 있는 리어카, 충분히 말라버린 낙엽 같은 것들을 찬찬히 훑어보면서 어린 날의 기억들을 찾아보세요.

흑백 사진 같은 오래된 풍경

슬레이트 지붕과 시멘트 블록 담장, 리어카, 손바닥만한 창문이 있는 집…. 골목길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기억되는 익숙한 풍경들을 만날 수 있다. 젊은이들을 위한 멋진 카페와 오래된 한옥 기와집이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모습은 신비스럽게 보일 정도. 햇볕 드는 담장 밑에 앉아서 옛 기억을 떠올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낙엽, 그리고 은행 줍는 사람들…
늦가을 낙엽의 진수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삼청동이기도 하다. 거리에 떨어져 있는 은행을 줍는 손이 바빠지는 곳도 바로 이즈음의 삼청동. 풍성한 자연의 선물을 만나고 즐기는 것도 색다른 운치.

오래된 고가, 걷다가 만난 점(占)집


세월이 고스란히 내려앉은 낡은 기와지붕의 한옥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마치 민속촌을 연상하게 하는 풍경들이 즐비해서 바라보면 저절로 즐거워진다. 그 한옥 중에는 유명한 점(占)집도 있으니 재미삼아 보는 사주풀이도 즐거울 듯.

3 음식 냄새가 솔솔, 소문난 맛집이 즐비한 거리
밥 먹고, 차 마시고… ‘맛있는 테이블 찾기’
조용히 잠자고 있던 삼청동이 요즘 들어 부쩍 뜨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소문난 맛집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수제비에 파전의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는 삼청동수제비, 꽁보리밥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고향보리밥, 홍합밥을 먹을 수 있는 청수정, 국제갤러리 안에 자리한 고품격의 서양 요리 전문점 더 레스토랑, 살살 녹는 스파게티 맛을 즐기는 뺑 & 빵…. 거리 가득 스며 있는 맛있는 냄새에 취해 보는 행복도 남다릅니다. 그뿐인가요. 식사 후에는 제대로 내린 커피 한잔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 만점의 카페도 찾아볼 만한 곳이지요. 요즘은 와인 바가 성행 중이기도 하답니다. 마치 유럽 어디쯤으로 여행 온 듯한 기분을 즐길 수 있는 와인 바에서 모처럼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겠어요.

고향 집의 손맛이 느껴지는 한식 요리 전문점

고향보리밥   꽁보리밥에 나물 넣고 쓱쓱 비벼서 우거지탕과 함께 먹는 시골집 맛.
문의 02-720-9715
삼청동수제비   수제비, 찹쌀수제비, 파전, 그리고 열무김치가 기막힌 곳. 문의 02-735-2965.
배동받이   제대로 지어진 식당에서 한옥의 운치를 느끼면서 식사할 수 있는 곳.
문의 02-777-9696
큰기와집   아트선재센터 앞쪽에 자리한 곳으로 맛있는 한식이 즐비. 문의 02-722-9024
청수정   홍합밥 전문점으로 소문난 곳. 예약 전화를 하고 찾는 것이 좋다.
문의 02-738-8288 서양 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별미 레스토랑
뺑 & 빵   스파게티와 수프에 대한 잊지 못할 기억을 갖게 하는 곳.
팔라디오   경복궁 돌담길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는 단아한 멋의 양식당. 문의 02-722-9177
더 레스토랑   국제갤러리 안에 자리하고 있는 서양 요리 전문 식당 & 카페. 문의 02-735-8441
로마네꽁띠   골목길 안쪽에 숨어 있는 듯 자리한 와인 & 스파게티 전문점.
맛있는 향기와 분위기를 즐기는 카페 & 와인 바
아루   모던 캐주얼 분위기의 젊은 감각으로 꾸며진 카페 & 와인 바. 문의 02-723-1259
0101   진한 커피 냄새에 젖는 곳. 빵과 쿠키, 케이크 전문점. 문의 02-792-2390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십전대보탕, 인삼차, 수정과와 식혜, 그리고 단팥죽 맛의 진수. 문의 02-734-5302
청동시대   70년대 분위기의 카페에서 차도 마시고 철판볶음밥도 맛볼 수 있다. 문의 02-735-3522
출처-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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