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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과 일본간의 경기 - 도쿄대첩

선비마을 2012. 8. 9. 10:43
이번 11일 새벽에  동메달을 놓고 영국 웨일즈  카디프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한국과 일본의 올림픽 축구대표팀간에 자존심을 건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두 팀 모두 막강한 전력을 가졌기 때문에 어느 팀이 승리할 지 미리 점치기는 어렵지만 만일 이기면 국민들에게 많은 칭송을 받고 진다면 오랫동안 비난과 욕을 먹어야 하기에 양팀 모두가 짊어진 부담감은 실로 막중할 것이다. 서로간에 강점과 약점을 너무도 잘 알기에 결코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쨋든 정신력 싸움이라 투지가 강하고 마지막까지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팀이 이길것이다.


역대 한일전 가운데 가장 극적이고 통쾌한 순간을 떠올려 보면 1997년 9월 28일에 일본 도쿄에서 있었던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과 일본간의 축구경기 이른바 도쿄대첩을 들 수 있다. 이 경기는 MBC의 송재익 아나운서와 신문선 해설위원의 재미있는 멘트와 해설로도 유명하다. 한동안 송재익 어록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다음은 그 당시의 신문기사들을 발췌한 내용이다.

월드컵축구 본선 4회연속 진출을 열망하는 온 국민의 성원을 등에 업은 한국축구가 일본의 심장부 도쿄에서 믿어지지 않는 대역전극을 연출해냈다.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한국월드컵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2시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3차전 일본 원정경기에서 후반 20분 일본 야마구치에 선취골을 허용하여 상승세의 일본에 경기막판까지 0대1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경기종료 7분전인  38분에 서정원의 극적인 동점골에 이어 3분 뒤 터진 이민성의 왼발중거리슛 결승골로 2대1의 감격적인 역전승부를 펼쳐냈다. 이로써 한국은 쾌조의 3연승을 구가하며 단독선두에 나섰다.

 

작전과 정신력의 승리였다. 한국은 전반 미드필드에 두꺼운 수비벽을 펴고 일본의 미드필드진을 봉쇄,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을 0―0으로 끝낸 한국은 후반 파상공격을 퍼붓고 승부를 내려했다. 그러나 20분 고정운의 실수를 틈 타 일본의 야마구치가 공을 빼앗은 뒤 페널티킥 지점서 수비한명을 절묘하게 따돌린뒤 GK김병지 키를 넘기는 재치있는 로빙슛으로 선제골을 잡았다.

 

한국은 이후 주도권을 빼앗기는 듯 했으나 「지면 안된다」는 정신력으로 총 공격을 퍼부은 끝에 「3분간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38분께 오른쪽을 돌파한 이기형이 오른쪽 코너부근서 센터링한 공을 골에어리어 왼쪽에 있던 최용수가 헤딩으로 패스했고 골문앞에 있던 교체멤버 서정원이 다시 헤딩슛, 네트를 흔들었다. 「비겨도 안된다」는 듯 공세를 지속한 한국은 41분께 최용수의 패스를 받은 이민성이 페널티에어리어 외곽에서 왼발슛을 성공시켜 5천여 원정응원단의 함성이 도쿄 하늘을 뒤흔들게 했다.

통쾌한 역전승이었다. 최용수의 헤딩패스를 받아 서정원이 동점 헤딩슛을 날리고 이민성의 역전 중거리슛이 일본 골네트에 철렁 박히는 순간 전국민은 일제히 TV앞에서 일어섰다. 발을 구르고 환호성을 질렀다. 정치를 보나 경제를 보나 온통 답답한 일들 뿐인데 「적진」 도쿄(동경)에서 날아온 승전보는 국민의 집단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풀어주었다.월드컵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한일 1차전의 승리는 국민의 성원을 저버릴 수 없다는 우리 선수들의 무서운 투지의 산물이었다. 한국팀은 홈구장 이점을 업은 일본팀에 불의의 한 골을 허용하고 한때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체력이 달리는 일본팀을 계속 몰아붙여 감격적인 승리를 뽑아냈다. 전반에 수비위주로 나가다가 후반에 집중 공략한다는 차범근감독의 작전도 그대로 들어맞았다.

 

이번 경기에 임하는 한일 양국의 열기는 총성없는 전쟁을 방불케 했다. 경기 3일 전부터 도쿄 국립경기장 앞에는 극성팬 2천여명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줄지어 노숙을 했고 암표 한장에 3백만원을 호가했다. 경기 당일 서울 근교의 산에는 등산객이 끊겼고 도심은 손님이 없어 운행을 멈춘 택시들이 많았다. 이렇게 시원한 일이 가끔 터져 나와야 살맛이 난다. 도쿄에서 날아온 승전보는 전국민을 순식간에 하나로 묶으면서 한여름 무더위에 쏟아진 한줄기 소나기처럼 청량감을 안겨주었다.

 

이로써 한국은 예선 3연승을 거둬 승점9로 전날 우즈베크를 이겨 2승1무 승점 7이 된 아랍에미리트(UAE)를 승점 2점차로 앞서 조 단독선두를 내달렸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조 1위 문턱에 한발 다가섰으며 이날 패한 일본은 1승1무1패 승점4에 그쳐 3위로 내려앉았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일본과의 국가대표팀간 공식경기 역대전적에서 43승14무9패의 압도적인 우세를 지키면서 94히로시마 아시아경기에서 3대2로 이긴 이후 3년만에 다시 승리를 낚았다.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일전 주요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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