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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난의 난(蘭과 지(芝)와 혜(蕙).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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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난의 난(蘭과 지(芝)와 혜(蕙).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6. 11. 22:45

동양난은 한국, 일본, 중국 등지의 온대지방에서 자생하는 난과식물 중 관상가치가 있는 것을 재배하여 화훼 품종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양난과는 대조를 이룹니다.

동양난을 유별나게 선호하는 가장 큰 원인은 동양난이 가지는 안정적이고 고고한 자테와 꽃의 향기에 있다고 봅니다.

우리의 선조들은 이러한 장점을 간파하고 난을 가꾸거나 묵화로 치면서 여가를 즐겼던 것입니다.

그런데 난을 의미하는 한자에는 난(蘭)과 지(芝)와 혜(蕙)가 있습니다. 이들이 가지는 의미는 각각 다르며 이들을 구분하면서 가치를 인정하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난(蘭)은 중국춘난을 의미합니다. 중국춘난의 향기는 감미로우면서 매우 은은합니다. 중국춘란의 향기를 맡겠다고 코를 가까이 대는 것은 난을 모르는 사람의 행동입니다. 중국춘난의 향기는 가까이에서보다는 멀리서 느껴지는 독특한 향기입니다.

난향천리(蘭香千里)와 같은 말은 이런 춘난의 향기로부터 유래된 말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난의 고전적 감상에서의 난향(蘭香)은 이와 같은 춘난의 향기를 일컫는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춘난이 아닌 다른 난에서 나는 향기는 난향이 아니고 일반적인 화훼에서 나는 향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芝)는 풍난과 같은 착생난을 의미합니다. 바위나 큰 나무의 적당히 높은 곳에 뿌리를 붙이고 자생합니다. 시시하게 흙에는 발을 대지 않겠다고, 고고한 체를 하면서 공기 중으로 뿌리를 뻗어 가면서 공기 중의 수분만으로 생장합니다.

혜(蕙)는 중국춘난을 제외한 잎이 긴 모양의 난을 일컫습니다. 그러므로 보세난이나 대명난은 물론 한난이나 소심난 등도 이에 속한다고 보아야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근래에는 잎에 무늬가 있는 종류를 국한하여 혜로 부르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잎의 무늬 따위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자연을 크게 생각하고 자연에 순응하는 습관에서 비롯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자연 그대로의 것을 그대로 감상하면서 즐겼던 것 같습니다.

무늬가 있는 난을 즐기게 된 것은 일본의 문화와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군기라는 품종의 무늬 종으로서의 역사를 살펴보면 짐작이 가는 대목입니다.

난향을 즐기다 보면 은은하고 연한 중국춘난의 향기는 제대로 느끼면서 보세난이나 대명난의 강렬한 향기는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보세난의 향기는 느끼면서 중국춘난의 향기는 느끼지 못하는 사람, 그리고 모든 난의 향기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필자는 이와 같은 상황을 감히 눈의 색맹과 견주어 설명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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