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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대표팀이 브라질대표팀을 이겼던 1999년 한국과 브라질 평가전 본문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영국 웨일즈 카디프시티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영국과의 8강전에서 연장전에 승부차기까지 돌입한 팽팽한 접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5:4로 축구의 종주국인 영국을 누르고 4강에 진출하여 8일 새벽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올드트래포드 경기장에서 브라질과 결승진출을 놓고 격돌을 벌이게 되었다. 한국과 브라질의 역대전적은 국가대표팀과의 경기에서 1승3패이지만 이번 한국올림픽대표팀의 짜임새있는 조직력과 탄탄한 수비로 지금까지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브라질전에서도 좋은 활약이 예상된다.
과거 한국 축구가 사상 처음으로 세계 랭킹 1위 브라질에 극적인 승리를 거둔 적이 있었다. 1999년 3월 28일 오후 7시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은 룩셈부르고 감독의 브라질대표팀과 친선경기를 가졌다. 이 날은 한국 축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한판이었다.「삼바군단」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교체멤버로 들어간 김도훈이 종료직전 최성용의 어시스트를 골로 성공시키며 1-0으로 승리했다.
랭킹 1위와 36위의 싸움. 36위 한국은 파이팅으로 랭킹의 공백을 메웠다. 경기 초반, 과연 브라질이었다. 공격 때는 밀물처럼 들어갔다 수비 때는 썰물처럼 빠졌다. 브라질은 공.수의 완급을 조절하며 기회를 노렸다. 세르징요-아모르조-히바우도로 연결되는 브라질의 공격은 강력했다. 한국도 6만 관중의 함성을 등에 업고 전혀 꿀리지 않았다.
김도훈 황선홍 홍명보 유상철 하석주 노정윤 등 일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주축을 이뤄 불과 1주일밖에 훈련을 하지 못한 한국과 역시 유럽에서 활약중인 선수들을 급조해 팀을 구성한 브라질은 조직적인 플레이는 보여주지 못했지만 세계 정상의 개인기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프랑스 월드컵 대표 히바우두(바르셀로나)를 최전방에 세우고 아모로소(우디네세)를 게임메이커로 기용한 브라질을 상대로 한국은 황선홍을 원톱으로 활용하고 홍명보를 주축으로 견고한 수비벽을 쌓아 전반 30분께 프랑스에서 복귀한 서정원을 투입하면서 공격의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한국은 31분과 33분 황선홍과 유상철이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카푸(AS 로마)를 축으로 한 브라질수비에 막혀 좀처럼 득점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브라질도 히바우두를 앞세워 한국 문전을 위협했으나 김병지의 선방으로 골을 넣는데 실패했다. 세계에서 3번째로 몸값이 비싼 히바우두는 후반 20분 오른쪽 페널티지역에서 김병지를 제치고 슛을 시도하는 등 여러 차례 결정적인 슛을 날렸으나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왼발하나로 세계축구계를 평정했던 히바우도(FC 바르셀로나)의 「320억원짜리」왼발의 마술은 끝내 터지지않았다. 서동원(대전)의 그림자수비에 꽁꽁 묶인 히바우도는 간간히 현란한 개인기를 앞세운 삼바예술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끝내 해결사 노릇을 하지는 못하고 브라질의 패배를 손놓고 지켜봐야했다.
전반에 이렇다할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던 브라질은 후반들어 한국과 비길 수 없다는 듯 초반부터 빠른 템포의 전술로 거세게 한국팀을 몰아붙였다. 12분 한국 진영 오른쪽을 돌파한 카푸가 센터링한 볼을 김병지가 쳐낸 순간 달려들던 아모로조의 발에 걸려들었으나 다행히 슈팅이 수비수를 맞고 튕겨나갔다.
이에 질세라 한국도 발빠른 서정원이 최전방 공격에 나서면서 자신감을 얻은 한국은 거칠게 브라질 문전을 압박했다. 종료 5분여를 남겨놓고 양팀의 파상공세는 거셌다. 후반 33분 골키퍼 김병지는 히바우도의 왼발 프리킥을 멋지게 쳐낸 뒤 39분에도 오드반의 문전 앞 슈팅을 걷어내 최대의 위기에서 한국을 구했다. 위기 뒤에는 찬스. 35분 황선홍, 37분 최성용, 41분과 43분에도 황선홍이 연이어 슈팅을 날려봤으나 브라질 골키퍼 세니의 손에 걸려들었다.
하지만 한국은 흐트러진 브라질 수비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중앙선을 넘어 한국진영으로 몰고 오던 브라질의 볼을 뒤에 처져 수비를 이끌던 홍명보가 재빨리 낚아채서 그대로 30여미터를 단독드리블로 치고나가 오른쪽 빈곳에 있던 최성용에게 정확히 찔러 줬다. 최성용은 기다렸다는 듯 골문을 향해 그림같은 패스를 날려줬고 후반 39분에 교체멤버로 들어갔던 김도훈이 공을 향해 전력질주하여 수비수 2명 사이에서 앞으로 미끄러지며 오른발로 논스톱 킥을 때렸다. 공은 브라질 골키퍼 호게리우가 손쓸 사이도 없이 골네트를 흔들었다. 한국 1-0 브라질. 이로부터 1분도 채 되지 않아 경기는 끝났다.
갑작스럽게 닥친 추위때문에 영하의 체감온도 속에서 경기장을 찾은 6만여명의 한국팬들은 브라질 선수들의 뛰어난 개인기에 갈채를 보냈고 이에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맞선 한국팀이 끝내 승리하자 일제히 일어나 환호성을 올렸다. 한국이 세계축구의 최강 ‘삼바축구’의 브라질을 거꾸러뜨리는 순간이었다. 64년 도쿄올림픽에서 0대4로 패한 이래 35년만의 첫 승리.
1999 Away Rivaldo vs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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